내 노래 내소설

은빛 십자가 2

밀키짱 2025. 6. 28. 13:37

제2장: 관계의 시작

청주서원경찰서 강력계 회의실은 무거운 침묵으로 가득 찼다. 십자가 위의 소녀, 이은빛. 그녀의 사진은 형사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짓눌렀다. 앳된 얼굴, 생기 넘치는 미소. 도무지 현장의 끔찍한 시신과 연결되지 않았다.

"피해자 이은빛, 18세. 산남동 '블루문' 바 아르바이트생. 어젯밤 11시경 퇴근 후 행적 불분명." 김민수 형사가 브리핑을 시작했다. 젊고 패기 넘치지만, 그의 얼굴에도 충격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가족 관계는?" 박진호 경감의 날카로운 질문. "아버지 이강현, 50대 초반. 금천동 '새빛 개척 교회' 목사. 오빠 이은혁, 20세, 무직. 모친은 수년 전 가출, 연락 두절입니다." 목사의 딸이 유흥가 바에서 일하며 끔찍하게 살해당했다. 십자가라는 범행 방식. 불길한 연결고리였다.

"남자 관계는?" "현재 교제 중인 남자는 권은성. 35세. 개인 사업가입니다. '은성 콜'이라는 택시/대리운전 콜센터를 운영하는데, 지역에서 꽤 성공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유부남입니다. 슬하에 자녀도 있고요." 17살이라는 나이 차이, 유부남과의 부적절한 관계. 권은성은 단숨에 유력 용의선상에 올랐다.

"블루문 바 동료들 진술로는, 권은성이 자주 가게에 와서 은빛에게 고가의 선물을 주며 재력을 과시했다고 합니다. 은빛도 자랑하고 다녔고요. 그런데 최근 은빛 씨가 권은성에게 강하게 집착했고, 그의 아내에게 관계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거나 자해 소동까지 벌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권은성이 부담을 느끼며 관계를 정리하려 했고, 이 때문에 다툼이 잦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권은성 씨 진술에 따르면, 은빛 씨에게 매우 폭력적인 전 남자친구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름은 강태준. 20대 후반. 대전 쪽에서 활동하는 모양인데, 헤어지고 나서도 은빛 씨를 스토킹하고 협박했다고 합니다. 이 부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치정 문제, 집착, 협박, 폭력적인 전 애인. 전형적인 치정 살인의 요소들이었다. 하지만 현장의 잔혹함은 단순한 감정적 범행으로 보기 어려웠다. 박 경감은 직감했다. 이 사건은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어두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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