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장: 새벽의 비명
새벽녘, 청주시 외곽의 인적 드문 야산 등산로 입구. 평생 새벽 공기를 마시며 건강을 다져온 노인 김 씨의 발걸음이 멈춰 섰다. 익숙한 길이 오늘따라 낯설었다. 비릿한 쇠 냄새와 함께 형언할 수 없는 불길한 기운이 코끝을 스쳤다. 그리고 그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의 남은 생을 지배할 끔찍한 악몽이었다.

조악하게 깎아 만든, 사람 키만 한 나무 십자가. 그 위에 젊은 여성의 나신이 녹슨 철사에 묶인 채 매달려 있었다. 철사는 살가죽을 파고들어 검붉게 변색된 피딱지와 엉켜 있었고, 양쪽 발목과 손목은 뼈에 닿을 정도로 깊게 감겨 있었다. 새벽의 희미한 여명 아래 드러난 몸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훼손되어 있었다. 양쪽 젖꼭지는 살점이 찢겨나갔고, 허벅지 사이는 온통 피로 물들어 있었다. 성기는 날카로운 흉기에 무참히 짓이겨져 형태를 알아볼 수 없었다. 범행의 잔혹성과 변태성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했다.
비명 대신 터져 나온 것은 폐부를 쥐어짜는 듯한 마른 기침이었다. 심장이 얼어붙는 듯한 극도의 충격에 노인은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떨리는 손으로 겨우 112를 누른 그의 목소리는 공포로 갈라져 제대로 된 단어조차 나오지 않았다. "사… 사람… 사…람이… 십자가에… 여… 여자… 가… 빨리… 제발…"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박진호 경감은 눈앞의 광경에 숨을 멈췄다. 강력계에서 십수 년을 구르며 온갖 흉악 범죄를 접했지만, 이토록 악의적이고 기괴한 현장은 처음이었다. 그는 분노와 함께 참을 수 없는 역겨움을 느꼈다. '어떤 지독한 원한이 있기에, 혹은 어떤 뒤틀린 광기가 있기에 이토록…'
하지만 현장을 둘러보던 박 경감의 시선은 피해자의 얼굴에 닿았다. 온몸이 그토록 잔혹하게 유린당했음에도, 그녀의 얼굴만은 상처 하나 없이 놀랍도록 깨끗하고 평온했다. 길고 검은 속눈썹 아래 평화롭게 감긴 눈, 오똑한 콧날, 도톰하고 붉은 입술. 깊은 잠에 빠진 백설공주처럼 섬뜩할 정도로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마치 범인이 의도적으로, 어떤 도착적인 애정을 담아 남겨둔 것처럼.

"피해자 신원 파악 서둘러! 소지품 확인하고, 주변 CCTV 전부 확보해! 이 지역 지나간 모든 차량 기록 뒤져! 반경 5km 이내 탐문 수사 즉시 실시해!" 박 경감의 낮고 단단한 목소리가 새벽 공기를 갈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피해자의 신원이 밝혀졌다. 현장에서 발견된 핸드백 속 신분증. 이은빛. 만 18세. 청주 산남동 소재 '블루문' 바의 아르바이트생. 세상의 빛을 제대로 보지도 못한 어린 나이. 평범해 보이는 신상 정보 뒤에 어떤 끔찍한 비밀과 사연이 숨겨져 있을까. 사건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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